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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의 지혜/인생

인연설

by richuncle 2017. 4. 26.




인연설


정말 사랑하고 있는 사람앞에서

사랑하고 있단 말을 아니합니다.

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진리입니다.


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.

정말 잊고 싶을 땐 잊겠다는 말이 없습니다.


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

너무도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.

그것은 헤어진다는 것이 아니라

언제나 같이 있다는 것입니다.


사랑하는 사람앞에서 눈물 보이는 것은

그 만큼 그 사람을 잊지 못하는 증거요.

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웃는 것은

그 만큼 그 사람과 행복했다는 것이요.

그러니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발점입니다.


떠날 때,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,

가다가 달려오면 사랑하지 잡아달라는 뜻이요,

떠나가다 전봇대에 기대어 울면

오직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뜻입니다.


함께 영원히 할 수 없음을 슬퍼 말고

잠시라도 함께 있을 수 있음을 기뻐하고

더 좋아해 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

애처롭기까지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

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

더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

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


그 사람의 기쁨으로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

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않고

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

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.


_만해 한용운